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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생각 (28)
Toolofv 님의 블로그
서울역 카페에서 일할 때다. 어느덧 2 ~ 3년차가 된 후의 이야기다. 역사에 위치해 굉장히 바쁜 매장이었다. 금토일과 명절은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문부터 길게 늘어져 줄어들지 않았다. 피크타임과 조금 덜한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2시간정도 빼면 계속 사람이 들어왔다. 오전에 출하가 올 때는 한명이 전담하는데, 남녀할 것없이 거의 비슷하게 포지션을 배분됐고, 그 출하는 솔직히 좀 쉬운 택배 상하차와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바쁜 매장이라 그나마 진상이 없긴 했지만, 역대급 진상이 있기도 했다. 판매 직원이 있고, 주방 기사들이 있고, 점장이 있다. 판매 직원중 부점장들은 판매 직원에 속하면서도 부점장끼리 어떤 세력을 구성한다. 이 부점장들은 짬에 따른 노련한 업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파벌을 구성하기도 ..
사회의 압력, 등을 떠민다. 사회를 엮어주고 상호작용을 하게 압박하는 사회 압력이 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면서 그게 잘하는 일이고 밥도 먹여주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없겠으나, 실질적으로 그런 사람은 전체적으로 볼 때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수 있다면 그 것은 온전히 자신의 능력만을 토대로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미 주어진 것, 부모의 재산이든 아니면 다른 분야에서 벌어들인 돈이든 외부의 도움이 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의 도움을 통해 돈에 관한 압박은 일정 부분 상쇄되며 그 기간동안 우리는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거나, 혹은 젊은 시절에만 할 수 있는 창의에 힘쓰거나 할 수 있다. 그러다 독립을 하면 여러가지 압박에 떠밀려 직장을 구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
어린 시절, 슬램덩크라는 만화책을 보았다. 거기에 나오는 채치수, 정대만, 김수겸 이런 애들이 굉장히 어른같아 보였다. 지금은? 다시보니까 그들은 역시 멋지지만 아직도 고등학생이다. 대학교를 갔다. 2, 3학년 선배들이 굉장히 어른같아 보였고 4학년 혹은 그보다 더한 복학생들은 무슨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있는 어른같았다. 지금보니? 그들은 지금도 나보다는 나이가 많겠지만 그 때 그래봤자 20대 후반이었다. 2000년대에 20대를 맞았다. 이미 90년대 후반에 PC방이 생기고, 스타크래프트 게임방송이 흥행했고, 버디버디나 네이트온같은 메신저도 생기고, 싸이월드도 생기고, 포털사이트도 생겼다. 알바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했으며 노래도 인터넷에서 듣거나 다운로드받았다. 뭔가 현재의 기업이나 기관에 기반해 ..
어떤 어른들은 말한다. "착실하게 직장잡고 돈모으고 안정적이게 살면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잘 살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같은 공식이 먹히지 않는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연봉 1억을 받아도 서울에 집 하나 장만하기는 자력으로는 난망이다. 왜 그 시절에 살았던 어른들은 그런 말을 하게 되었을까? 조세희가 쓴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보면 그 때가 힘들면 더 힘들었지 사실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왜 그 어른은 착실하게 직장잡고 돈모으고 안정적이게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을까? 어떻게 보면 자신만의 관점이다. 그 생각이 바뀌지 않고, 그게 깎이지 않고 살아와서 어떻게 우리에게 이런 조언을 할 수 있었을까? 우리가 태어난 것은 우리가 선택하거나 결정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팔레스타인..
디시인사이드의 노가다 갤러리라는 곳을 발견했다. 공수, 기공 모르는 용어들이 난무한다. 일용직으로 인력 사무소에서 업무를 받아 일을 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다. 거기에는 글을 굉장히 똑똑하게 쓰는 사람, 그냥 커뮤니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말투를 가진 사람, 일베충 , 전형적인 디시인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나름대로 정보를 공유하고 잘 돌아가는 커뮤인 듯 하다. 일용직에 대해 정리된 공지글을 보면 되게 똑똑한 사람이 잘 정리해두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커뮤니티같은데 분위기가 머리에 든 게 없어서, 사연이 많아서 등등 자조하는 분위기가 있다. 똑똑한 사람도 있는데, 우리나라가 그렇지 뭐. 노동을 천시하는 풍조.. 어쨌든 아래는 어떤 한 유저의 글인데 알바 한 번 안해본 자칭 엘리트, 먹물들의 ..
1. 정설? - 공명을 통한 접근 Q : 노래도 잘하고 싶고 고음도 멋지게 뽑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인터넷 검색후) 두성을 배워야 하고 공명을 써야 하고, 이걸 토대로 맛깔나게 써야 하는구나! 공명이란 것을 깨달았으니, 머리를 울리려고 노력해본다. 머리는 너무 머니까, 코라도 울리려고 노력해본다. "...울리네?" 이게 비성이군.. 하면서 노래를 해보니, 무언가 잘 되는 것 싶기도 하다. 뭔가 관성을 받아서 기운차게 해보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되는 사람은 공명을 쓴다는 유도를 하면서도 성공하게끔 되는 전제가 있다. 이 전제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당연히 되지 않는다. (다행인 점은 그냥 되는 사람들은 이미 갖고 있는 전제를 잃어버렸을 때 찾는 과..
장례식을 3일동안 진행했다. 장례식하면서 겪은 한국의 공기를 부족한 글솜씨나마 남겨두고자 한다. 한국이 이렇게 얼기설기 이뤄왔던 사회의 어떤 약점을 기록한다. 고인에 대한 추모 및 감정은 개인적으로 추스를 일이고, 단지 이 장례식을 진행하면서 느낀 바를 기록하고자 함이다. 조선의 가문과 화폐부족, 경조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현재의 장례와 결혼 등의 부조금 문화는 예전 화폐가 없고 부족했던 조선시대의 습속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본다. 숙종 때 상평통보(1678)가 제작, 유통되었다고는 하지만, 구리 광산이 부족해서 상용화가 어려웠다고 한다. 조선시대까지도 지금은 당연한 '개인의 영역'이 적거나 없었고, '가문'의 소속 아래에서 화폐가 없는 한계를 극복하며 서로 도와주고 끌어주며 살아 왔다. 세종대왕..
사람이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하루하루 죽어간다는 말이 더 정확한 문장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다가 결국 죽는 것은 과학, 인류사를 들이댈 필요도 없이 자명한 그 누구도 피해갈 수도, 피해가지도 못할 100%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또 우리는 한번도 죽음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2024년, 지구에 현재 살고 있는 사람 중, 죽음을 경험한 이는 없다. 이 것도 100% 확신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경험해보지도 않은 불확실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죽음에 대한 생각은 예외처리해버리기로 한다. 죽지 않을 것처럼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즐겁지도 않은 행사에 참여하고, 해도 좋고 안해도 그만인 일들도 열심히 하며 살아가게 된다. 이 것이 해서는 안..
조지 오웰이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쓴 이야기인데, 의사가 목에 총을 맞았던 조지 오웰을 보고 목소리를 잃을 것이라 말했대. 일말의 의심없이 약간은 사무적인, 특유의 의사같은 말투로 말야. 그런데 조지 오웰은 목소리를 잃지 않았어. 기능하지 않았던 성대를 제외하고, 남아있던 성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몸이 밸런스를 찾아간거야. 언제나 일은 원인과 결과, 단선적인 구조가 아닌거야. 원인 -> 결과로 바로 도출되는 게 아니라, 그 사이와 혹은 부분의 작동보다 조금 더 복잡하거나 큰 메커니즘이 숨어있다는 거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도 기우가 병실에서 깨어났을 때, 경찰같지 않은 경찰과 의사같지 않은 의사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해. 그 때, 경찰과 의사가 심각하게 하는 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