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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Toolofv 2024. 11. 8. 00:34

룰라는 브라질의 현 대통령(39대)이자, 2003~2010년도에도 재임했던 브라질의 지도자다. 룰라는 금속 노동자 출신이며, 초등학교 5학년의 나이때부터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노동자가 된다. 염색공장에서 일하다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상파울루의 철강공장에서 일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나라 돈 약 1,000원을 벌려고 야간근무를 하다가 왼손 새끼 손가락을 완전히 잃는다. 브라질의 군부독재정권 시절 약 20년 이상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그의 첫 결혼은 아내와 임신한 아이의 죽음으로 끝났고, 그는 일자리를 찾다가 길가에 주저앉아 흐느껴 울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삶은 특별한 불행이라기보다 브라질 누구네의 삶과 같았다고 한다. 그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파업주도 혐의로 투옥(1980)되는 등의 수난을 겪으며 노동운동을 하고, 의원이 되는 등의 활동을 거쳐 2002년에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어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나무위키 펌>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

 

 

당시 브라질의 빈부격차는 극심했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녀들의 교육도 포기할 정도였다. 룰라는 '보우사 파밀리아'라는 정책을 시행했다. 생활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인데, 조건이 있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것. 이 정책으로 지급된 보조금은 브라질 정부에서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Portal da Transparência'에 모두 공개되었고, 여성 세대주만 인출할 수 있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브라질의 극빈층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으면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너무 빠른 아동 노동의 비율은 점차 감소했고, 극심한 빈부격차의 브라질에서 중산층이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룰라의 두터운 지지층이 된다. 이 정책은 2021년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권에서 폐지된다.

 

어쨌든 이 정책은 중산층을 늘려 내수경제를 촉진했고, 브라질 경제가 순환하는 다방면의 회로가 되었다. 브라질의 경제는 외부요인도 있지만, 룰라 대통령의 재임 시기 크게 발전하게 된다. 룰라는 좌, 우파로 판단할 수 있는 정치인이 아니었다. 그는 좌파에서는 '신자유주의'를 수용한 대통령이라고 까였으며, 우파에게도 '포퓰리즘'정책을 쓴다고 까였었다. 룰라는 재임 시기, 언론에 대한 규제법을 발의하지 못했다는 후회도 한다.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말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 말하는가.

 

 

vs 브라질 기득권

 

 

룰라는 80%가 넘는 지지속에 연임을 거쳐, 노동자당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당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퇴임 이후, 높은 지지율에 숨죽이고 있던 브라질 기득권의 반동이 일어난다. 재임 시기에도 언론과 기득권은 룰라를 헐뜯기 바빴는데, 이제 실행에 나선 것이다. 

 

세르지우 모루 판사는 하버드 로스쿨에서 연수를 받고, 브라질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브라질의 수사판사는 한국의 검찰처럼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으며, 그는 여러 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하며 명성을 쌓았다. 2014년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를 파헤치다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수많은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을 엮어 기소하였다. 이를 '라바 자투(Lave Jato, 세차작전)'이라고 한다. 세르지우 모루 판사의 중요한 수사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예비구금제도를 활용해 구속을 유도할 것.
2. 대중의 분노를 유발해 용의자와 기관을 불안에 떨게 만들어 압박할 것.

 

 

 

브라질 검찰은 퇴임한 룰라 대통령도 이 사건에서 엮어진 '오데브레히트 사건'으로 표적수사에 들어갔고,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구속을 통해 룰라의 비리를 브라질의 국민들에게 인식시킨다. 그런데 결국 기소는 2년간의 수사를 통해 건설사로부터 아파트를 받았다는 혐의였다. 검찰의 기소 논리는 '아파트의 법적인 소유자가 룰라임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 복층 아파트의 소유자가 룰라라고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진짜 소유관계를 숨겨놓았다는 것'(?)

 

모루 판사는 이런 전방위적 사냥에 대해 룰라와 호세프 대통령간의 면책특권을 가진 수석장관 취임에 관한 대화를 도청해 폭로하며, 공격을 이어 갔고, 호세프 대통령은 분식회계를 했다는 브라질 기득권의 공세에 탄핵되고 만다. 룰라는 2017년 세차작전에 연루된 범죄자라고 검찰에 의해 고발되었고, 검찰 자신이 만들어 제출했던 'PPT'가 돌고 돌아 증거로 둔갑해 언론플레이에 활용되었다.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인해 항소법원에서 12년 1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브라질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극우세력이 정권을 잡았고, 모루는 법무부 장관이 된다. 모루는 보우소나루와의 불화로 인해 법무부 장관을 사임하고, 정치를 준비하다 지지율이 안나와 변호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세르지우 모루, 네이버 펌>

 

룰라의 무죄 판결과 39대 대통령 당선

 

 

그러나 2021년, 브라질의 연방대법원은 룰라에 대한 재판에서 모루가 재판관할권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기존의 1심, 상급법원의 판결을 모두 파기한다. 기존 재판에서 인용된 증거와 증언의 공정성 또한 담보할 수 없는 판단도 있었다. 2022년 룰라는 다시 노동자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어 보우소나루와 대선을 치뤘으며, 1.8%의 차이로 다시 브라질의 대통령으로 복귀한다. 모루에 대한 사법 절차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브라질 내부에서 공공의 적이 된 모양.

 

이 모든 사건들이 한국과 매우 비슷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의 시스템 문제인 측면이 있다. 이 '법' 또한 그냥 주어진 시스템이 아니고, 그냥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인간이 하는 일이라 지속적인 비용이 지불된다.

 

예전이지만 프랑스혁명만 해도 법복귀족과 원래의 대검귀족들의 폐해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한 부르주아, 시민들이 일어났고 결국 왕부터 다 목이 잘리는 일이 벌어졌다. 법은 헌법의 범위에서 규정되고, 헌법은 자연의 섭리안에서 규정된다. 자연법의 판례는 역사에 무수히 쌓여 있다. 

 

 

아래는 2018년 룰라의 구속전 연설문이다. 

 

 

 

그들은 나의 체포를 명령했다. 나는 그들의 체포 영장에 따를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책임을 그들에게 넘기고 싶다. 그들은 마치 이 나라에 생긴 모든 일이 나 때문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내 생각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는 부질없다.
왜냐하면 내 생각은 이미 공기 중에 퍼져 있고 이것을 체포할 수는 없다. 내 꿈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는 부질없다. 왜냐하면 내가 꿈을 꾸지 않게 되더라도 그 꿈은 여러분의 마음과 꿈 속에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심장마비로 죽게 되면 모든 것이 멈출 것이라는 생각도 부질없다. 나는 한 인간이 아니라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여러분의 생각과 섞여 있다.

토지가 없고 주택이 없는 노동자 운동가들은 이를 알 것이다. 이것이 증거이다. 나는 체포 영장을 따를 것이고 여러분은 변화를 겪어야 한다. 여러분의 이름은 더 이상 조이, 조니, 에디 같은 이름이 아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룰라'가 될 것이고 매일 매일 여러분이 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이 나라를 걷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한 전사의 죽음이 혁명을 멈출 수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룰라 구속 전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 네이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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