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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조선의 예송논쟁, 그래서 조선의 왕은 사대부냐, 왕족이냐?

Toolofv 2024. 9. 6. 00:53
예송논쟁이란?

 


조선의 예송논쟁은 현종 재위시기, 1659년의 기해예송, 1674년의 갑인예송을 말한다.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고 피폐해진 조선에서 인조는 심심할 만하면 역모사건이 일어나는 왕권이 좀(?) 불안한 시기를 보내는데, 이 인조는 나이차이가 29살이나 나는 계비(장렬왕후)를 맞은 적이 있었다.
 
장렬왕후는 당시 소현세자, 봉림대군(효종)보다도 어렸고, 손자(?)인 현종과도 16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 꼬인 족보가 결국 효종의 승하 이후 2차례의 예송논쟁으로 격화하게 된다.
과연 승하한 효종을 장렬왕후가 장자로 보고 3년상의 참최복을 입어야 하는가, 아니면 차자로 보고 기년복을 입어야 하는 것인가가 문제가 된 것이다. 또 1674년에도 효종의 부인 인선왕후의 상에 대해 어떻게 예를 갖춰야 하는가가 문제가 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뭐 이런 것가지고 싸우냐고?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상이야 어떻게든 치루면 그만이지만, 여기에는 조선이라는 나라의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도 초반에는 뭐 이런 것가지고 문제제기냐? 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과연 왕은 특별한 왕족으로서의 왕인가, 아니면 사대부의 일원인가? 하는 국가의 큰 방향성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였다. 여기에서 서인과 남인 두 세력이 맞붙었고, 물러나면 결국 조선의 역사와 시스템이 바뀔 수도 있는, 단 1도의 각도차이가 지금은 괜찮지만 후대에 큰 차이를 벌어지게 하는 아주 예민한 문제였던 것이다.
 
서인 : 왕은 선비의 대표자. 사대부의 시스템에서 왕도 따를 건 따라야지.
남인 : 왕은 특별한 왕족. 왕이 특별한 계급이어야 우리도 지방에서 해먹을 수 있다구.
왕 : 아, 서인말대로 하는 게 폼나고 지지율에 도움이 되긴 한데... 나중에 내 맘대로 하자면 할 수 있겠나?
 
이러면서 각 포지션은 동상이몽을 꿈꾸게 된다. 이러한 역사가 명나라에서도 비슷한 대례의 논쟁이라고 있었는데, 가정제(1521~1567)는 방계로 황제가 되어 아버지를 추존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백부가 되는 게 말이 되냐?, 족보가 좀 꼬여도 황제의 정통성이 우선아니냐? 로 나뉘어 비슷한 논쟁을 겪었던 것이다. 그리고 반대한 넘은 다 죽었다. (인터넷에는 없는 것을 봐서 확실하지 않을 수도) 이 민감한 예송논쟁이 피를 부르지 않았다는 것은 현종이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물론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은 뒤, 당시 왕이나 사대부나 한번은 무너지거나 제대로 정신차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선의 유교정치시스템은 동시대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도 선진적인 시스템이었다. 의병이여 일어나라! 라고 해서 모이는 나라, 제승방략같은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제도에도 군대가 작동은 하는 나라, 행정이 매우 발달한 데는 이유가 있던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제외되었다는 시대적 한계를 감안해야겠지만 어찌보면 3권분립의 견제와 균형으로 돌아가는 선진적인 행정시스템이 갖춰졌던 것이다.
 
유교정치의 이상대로 왕과 재상, 삼사가 서로 균형을 맞추는 시스템을 돌릴 것이냐, 아니면 동시대의 많은 나라들처럼 왕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부여할 것이냐 이 부분의 모색이 있는 중요한 격론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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