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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안전중시 사고를 버려야 한다'와 성과주의에 대해

Toolofv 2024. 12. 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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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전중시 사고 버려라" 윤석열식 '관료 길들이기'

[김시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며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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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28. 원전 생태계 관련 윤석열 "전시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는 버려야 한다." - 오마이뉴스 기사
 

윤석열의 한없이 가벼운 입과 그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현상들

 
 
한국은 분단 국가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예비되어 있어야 한다. 대통령제는 필연적이다. 그에 수반하는 강한 대통령의 권력을 국회와 사법부가 견제한다. 윤석열은 이를 악용한 군사정권의 후예와도 같이 12. 3. 에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하고 국헌문란을 시도한 내란수괴가 되었다. 내란수괴가 임명한 국무위원들의 자의적인 헌법 해석으로 불안한 정국의 수습이 지연되고 있고, 헌정질서가 위태로워지고 사회에 여러 위험요소가 가득한 상황이다. 
 
윤석열은 2022. 6. 28. 에 전시에는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를 버리라고 했다. 그는 안전 경시의 의도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 관료사회에 위험한 신호를 주는 아주 경솔한 행동이었다. 공무원의 특성은 책임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일반 기업같은 이윤을 가져다 주는 행위로, 즉 공으로 일정 정도의 과를 덮을 수 없는 업무 특성을 가진 조직이다.
 
윤석열 또한 검사, 즉 대부분의 경력을 공무원으로 보냈다. 안전을 '중시'하는 사고를 버리라는 것은 그에 대한 책임을 깎고 마치 일반 기업체처럼 움직이라는 말이다. 시행착오를 감수하더라도 성과만 내면 된다는 '성과주의'다. 이게 공직 사회에는 어떤 신호로 다가올까?
 

'성과주의'란 뭘까? 반대로 뒤집어보는 성과주의

 
 
민간 기업이라면 업무 행위의 근거를 예측할 수 있는 이윤에서 찾곤 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 직원들이 움직인다. 인사 평가에서도 성과가 중요시된다. 과연 이 성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단지 어떤 직원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과가 만들어지는 걸까? 물론 그런 점도 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만 그렇다. 성과를 내는 직원은 능력자이다. 그러나 언제나 능력자가 성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뒤집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통상적인 '능력있는 사람이 성과를 낸다.'라는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개념을 반대로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개념으로 봐야한다. 능력자라도 언제고 성과를 낼 수는 없다. 수요종말점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기계발 관점을 벗어나서 전체 메커니즘으로 봐야 한다. 시장에서부터 어떤 전제와 조건들이 맞아떨어지는 와중에 개인의 능력이 거기에 부합했다.
 
먼저 어떤 시장이나 어떤 장에 수요와 필요가 넘치고 있었다. 그 수요를 채울 수 있는 포지션에 위치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포지션의 위치한 이들 중에서 수요를 알아챈 이들이 공급을 조달했다. 공급 조달의 경쟁과정에서 '능력'있는 이가 '성과'를 냈다. 성과는 외부의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이다. 때맞춰 노에 가까이 있던 사람이 열심히 젓는 능력으로 성과를 가져간 것이다. 
 
기업은 이를 알고 있다. 그런데도 보통은 해마다 작년의 성과를 넘을 것을 요구한다. 그 이유는 그보다 더 나은 '수요'탐지기와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기업은 당신 한 사람의 성과에 관심이 없다. 누구라도 성과만 내면 되는 거다. 체에 어떻게든 걸리기만 하면 된다. 성과를 조달할 좀 더 정교한 장치를 못 만들었기 때문에 작년의 성과를 넘으라고 하는거다. 그 압박으로 누군가는 거기에 걸린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뒤집어보면 정부나 시장같은 큰 토대, 플랫폼이 먼저 존재하고, 어떤 '기능'의 최적화가 필요했다. 그 '기능'을 효율적으로 묶어 조달해서 기업이 존재한다. 안보와 시장을 제공하는 더 큰 차원의 토대가 없으면 '기능'의 최적화란 개념이 필요가 없다. 또 그들은 경쟁을 하고 있기에 항상 몰려있다. 잘 나가는 듯 보여도 경쟁사를 고려하면 여유가 조금도 없다. 전시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러한 전체 구조를 모르고 개인의 관점에만 갇혀서 '성과'만을 강조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이 빠지면 제 살을 깍아먹으며 작년보다 성과를 내는 방법밖에 없다. 지속가능한 구조의 필수요건인 '안전', '시스템' 등을 희생시키고 더 큰 무리의 악순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작년 실적을 뛰어넘기 위해 거위의 배를 가를 수 밖에 없다.
 

공무원, 관료 조직의 특성

 
 
공무원과 정부 조직은 민간 기업과 다르다. 이들에게는 사실 작년의 성과를 넘으라고 닦달하지 않는다. 인간 뇌의 전두엽이 성과를 담당한다면 뇌간과 변연체는 인체의 유지를 담당한다. 공무원 조직은 토대의 유지를 담당한다. 이들에게는 성과보다는 한 번 놓치는 실수가 업무와 인사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윤을 통해 유지하는 민간 기업과 다르다. 
 
이런 환경에서 오랜 기간 업무를 하게 된다면 뇌가 달라진다. 민간 기업의 방식이 꼭 정답은 아니지만 공무원 조직의 방식 또한 정답은 아니다. 공무원은 절대로 책임을 피하는 방향으로만 일처리를 한다. 책임이 발생해야만 업무를 하게 된다. 발생한 책임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려 한다. 법이 명확해도 선례가 없으면 자신이 거쳐가는 일개 도구라는 증명서를 얻기 전에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관료 사회에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은 업무의 효율적 처리를 명시하는 것도 있지만 본질은 책임소지를 정리해주는 거다. 책임이 발생한 만큼 업무를 한다. 매뉴얼에 있는 것은 잘하는데 새로운 일들, 매뉴얼에 없는 일들은 황당한 말만 되풀이한다. 법령과 근거를 제시해도 그렇다. 근데 담당하는 공무원의 머릿속에는 고도의 책임 프로그램이 작동하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바보같은 말을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게 에러나서 문제다. 관료 사회를 움직이는 방법은 책임의 정교한 디자인이다. 성과주의가 아니다.
 

관료사회에 잘못된 성과주의의 신호를 주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성과주의는 뻔하다. 애초에 특수통 검사들은 조직의 유지기능에는 크게 인식을 못 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내에서도 공격수 역할이다. 한 번 공격을 시도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과를 내야 한다. 그 곳에서 장시간 업무를 한 윤석열의 '성과주의'는 애초에 거위의 배를 가르는 잘못된 인식이다. 민간의 성과 메커니즘을 알지 못한다. 
 
또 잘못된 '성과주의'를 관료 사회에 적용하려 함으로 오히려 꼭 필요한 부분인 '안전', '기능 유지'에 대한 책임 발생량을 떨어뜨렸다. 리더가 '안전'을 백번천번 강조해야 책임이 발생해 관료들이 움직이는데 그 책임에 대한 압력을 빼버린거다. 압력이 빠지고 줄어든 책임만큼 공무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 것은 토대를 이용하는 민간 기업들의 최소한의 약속과 지켜야할 안전에 대한 수칙들에 나사가 풀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 결과로 우리의 '안전'이 위태롭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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