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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2 - 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 1938) 본문
조지 오웰은 1903년에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미얀마에서 경찰일을 시작한다. 식민지에서 근무하는 데 염증을 느껴 경찰을 사직하고, 파리와 런던에서 접시닦이, 가정교사 등 온갖 굳은 일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가 부랑자 생활을 하는 시기를 보낸다. 이 시기의 경험을 토대로 1933년에 <파리와 런던 거리의 성자들(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을 발표한다.
1934~1935년에 파트타임 서점 점원을 하면서 작가로서의 작업을 이어갔고, 1936년에 아일린 오쇼네시와 결혼한다. 그녀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을 찾아와 스페인 내전의 바르셀로나 5월 사건의 격랑에 같이 휘말리기도 한다. 1937년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여 POUM(Partido Obrero de Unificación Marxista, 통합 마르크스주의 노동자당) 의용군 소속으로 싸운다.
<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는 조지 오웰이 참전하고자 찾아간 스페인에서의 일들을 기록한 르포르타주다. 스페인 내전은 당시의 여러 이념들과 여러 국가들의 표면과 이면의 다면적인 이해관계가 부딪히며, 맞물리고 있는 공간에서 프랑코 군부의 쿠데타로 벌어진 내전이다.
파시즘, 공산주의, 민주주의, 아나키즘, 반동주의, 공화주의, 왕당파 등 여러 이념들의 이합집산과 속내의 관계가 모두 다른 복잡한 상황에서 모로코와의 리프전쟁에서 실전경험을 다지고 권력을 키워온 군부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각 정당, 세력들은 내전이란 전류가 공급된 전자석에서 인민전선과 반혁명 국민전선이란 양극으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간다.
공산주의 안에도 또 사회주의, 노동자당, 스탈린주의 등 이름도 외우기 힘든 분파들이 있었다. 왕당파도 알폰소 왕당파, 카를로스 왕당파로 원하는 바가 달랐다. 여기에 소련 스탈린의 개입, 코민테른, 나치 독일과 이탈리아 등등.. 혼란하다. 혼란해..
어쨌든 이 스페인 내전은 2차 세계대전의 프리퀄이란 것을 당시의 지식인들은 알고 있었고,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서 국제여단이 창설되어 헤밍웨이, 조지 오웰 등 지성인이라 불릴 만한 이들이 참전한 것.
하지만 인민전선은 초반에 무기도 부족하고, 훈련된 장교, 군인도 없고 그야말로 막장이었다. 제식훈련만 주구장창 한 것이 총이 없어서(!) 였다. 어쨌든 CNT, POUM, 국제여단 의용군들이 초반 전선을 구성하여 그나마 있는 총도 불량이라 다치거나 죽는 등 추위부터 해서 온갖 개고생을 해가며 버티는 동안, 스페인 공화정부의 군인들이 물자를 준비하고, 훈련을 하고, 군의 일원화를 추진해갔다.
이후 스페인 정부는 초반 전선을 버텨주던 이들의 공을 인정해주지 않고 그야말로 토사구팽을 해버린다. 이에 대한 온갖 오보, 조작보도, 날조가 횡행하는 가운데 바르셀로나 5월 사건이 터진다. 조지 오웰의 말에 따르면, 소련은 스탈린주의라는 표면의 공산주의 전시상품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민중 혁명을 억압하는 우익세력과도 같았다고 한다.
영국, 프랑스의 좌파에서도 민중의 혁명을 깎아내리기 바빴다. 스페인 정부는 의도적으로 초반 전선을 맡아준 CNT, POUM세력에게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하며 나중에는 소련의 의중대로 이들에게 "트로츠키주의자"란 우리에게 익숙한(?) 빨갱이론을 펼쳐 숙청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조지 오웰은 지켜보게 되었고 이념이란 허상에서 탈피하게 된다. 엎치락 뒤치락 스페인에서의 사건들이 벌어지게 되고 총알이 조지 오웰의 목을 관통해 죽을 뻔도 한다. 그가 한 것이라곤 그저 전투식량을 축냈다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자조를 보이기도.
그래도 내전 초반 일시적이나마 지구에서 가장 평등했던 한 공간, 웨이터도, 꽃파는 여자도, 구두닦이도 모두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동무'라는 호칭을 쓰던 기억, 어느 한 이탈리아 청년의 눈빛에서 그래도 인간의 품위를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한다.
인상깊은 구절이 많이 있지만 조금만 인용해본다.
그것은 친구를 위해 살인도 불사하고 자신의 목숨도 초개같이 던질 수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 마치 그의 영혼과 내 영혼이 언어와 전통의 틈새를 순간적으로 메워 몹시 친밀하게 만나는데 성공한 것 같았다.
웨이터와 상점 직원은 손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동등하게 굴었다. 비굴한 말은 물론 심지어 격식을 차린 말조차 일시적으로 사라졌다.
'말쑥한' 옷차림은 비정상이었고, 굽실거리거나 팁을 받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웨이터, 꽃 파는 여자, 구두닦이 모두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동무'라는 호칭을 썼다.
···
이 모든 것이 기묘하고 감동적이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이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호감이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것이 싸워서 지킬 가치가 있는 상황임을 금방 깨달았다.
이상한 일이지만 나는 적보다는 추위가 훨씬 더 무서웠다.
참호전에는 다섯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 장작, 식량, 담배, 양초, 적. 겨울의 사라고사 전선에서는 중요도가 이 순서였다. 적의 중요도가 맨 꼴찌.
나중에는 의용군을 공공연히 헐뜯으면서, 사실은 훈련과 무기부족으로 생겨난 문제들을 평등 시스템의 산물로 치부해버리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쥐, 쥐가 있다.
고양이만큼 큰 쥐,
보급품 창고에!
아주 심하게 다쳤다는 의식은 있었지만, 평범한 의미의 통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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