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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영화 '더 헌트'로 보는 역설과 한 번 더 역설

Toolofv 2024. 9. 9. 10:29

 

 

 

 

<2012년 개봉한 영화 더헌트>

 

 

환경과 인간, 마을에 나쁜 공기가 감돌면 쪼이는 인간이 생긴다.

 

 

좁은 닭장에 닭을 임계치이상 집어넣으면 쪼이는 닭과 쪼는 닭이 생긴다. 양계장 주인은 쪼이는 닭과 쪼는 닭을 분리시킨다. 다음 날, 그 닭장에는 새로운 쪼이는 닭과 쪼는 닭이 생겼다.

 

이 영화는 닭장에서도 보듯이, 인간 사회에서도 어떤 나쁜 공기가 감지되면 인간 또한 희생양을 만든다는 본성을 고발하는 영화다. 역사책에서도 마녀사냥이란 단어로 볼 수 있고, 현대에도 이민족 탄압 등으로 이름을 바꿔 등장하기도 한다. 사실 우리 일상에서도 항상 경험하는 일이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루카스가 클라라의 거짓말로 인한 오해만 풀면 모든 게 해결되겠지. 하는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가 결국 사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오히려 루카스가 무고하면 무고할수록 마을사람들은 더 확고한 오해를 한다. 

 

어린 아이가 거짓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른들이 계속해서 문제를 확대하고, 일을 풀어내려 할수록, 더욱 꼬여간다.

 

사실? 사실이 이 영화에서 중요했을까?

 

 

사실 사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원래 별 거 아닌 일이었다. "사실이 맞으니까 내가 옳아."라고 대응하려 했다면 순진한 것이다. 정신차려! 사건이 개인 단위를 벗어나 집단을 불러오게 되면 사건은 그 순간부터 논리적 사실관계의 입증만으로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에너지가 소진되기 전에는 멈출 수 없다. 많은 지식인들의 해법도 인류가 황무지에서 그나마라도 체계화해온 지식의 적용일 뿐, 완벽하게 사건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그랬다면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 한국 검찰의 인간사냥같은 거 뉴스에서 볼 수 없었지!

 

어쨌든 영화는 인간도 닭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경이 좋으면 누가 더 받네마네 할 거 없이 여기저기 먹을 게 있으니 타인을 괴롭히지 않고 찾으러 나선다. 그렇지만 환경이 나쁘면 주어진 먹을 것을 비교하게 되고, 그 결과 약한 닭이 쪼이게 된다.

 

이중의 역설,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인간 또한 마녀사냥 본능이 있는데, 그래서 어쩌라구? 저 마을사람들이 되지 말자구? 

여기에서 이분법적인 프레임에 걸려서 무조건 마을 사람들을 비판하게 되면 결국 똑같은 함정에 빠지게 된다. 여기에 이 영화의 아이러니가 있다. 

 

이분법적인 생각을 벗어나, 입체적으로 진실을 봐야 한다. 마을 사람들의 마녀사냥 광기로 발현되기도 하는 어떤 것으로 인해 그나마 집단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섬뜩한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 당신도 나도 그 환경, 상황에서 그렇게 된다. 인간의 사회가 어떤 환경에서는 이렇게 발현되는 거다.  황무지에서 이렇게라도 사회를 얼기설기 이루었기에 그나마 밥먹고 살아온 거다. 환경이 나쁘면 희생양을 만들고, 나머지가 결속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왜냐? 비용이 싸게 먹히니깐.

 

분명히 말한다. 마녀사냥은 멈춰야할 야만적인 행동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라도 같은 환경에서 같은 구조에 갇힌다. 이게 물리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사전에 현상을 차단해야 한다.

그 방법은 환경을 어떻게 세팅할 것인가? 에 달렸다. 새로운 도구로 물리적인 장벽을 해결하고, 사회를 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지금 속한 집단보다 더 상위의 집단으로 갈아탈 때 하지 않을 수 있다. 인류, 역사, 진리, 과학, 세계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 사냥을 멈출 만한 장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환경이 나빠지면, 우리는 아직도 그 때 그 모습이 된다.

우리 안의 야만을 발견하고, 인정해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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