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lofv 님의 블로그
강제연명 논의와 개인적 경험과 생각 본문
저희 어머니가 제작년에 돌아가셨는데 기억에 남는 바가 있습니다. 강제연명 관련 논의와도 연관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첫째는 임종 직전이라도 어느정도의 텀은 있기 마련인데 고통을 덜어주는 약만 투입할 뿐, 임종에 대한 책임소지때문에 무의미한 고통의 과정이 있었다는 것. 그런데 저희 어머니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정신이 거의 없으신 한 주기가 끝나고 한나절 정도는 온전히 정신을 차리시더라구요. 그 때 엄마와 마지막으로 화창한 날을 같이 보았습니다. 다른 경우에는 얼마든지 임종 직전에 고통만 있는 과정이 있을 수 있겠단 생각입니다.
둘째로는 종교의 쓸모입니다. 마지막에는 호스피스 병원에 계셨는데 교회에서 하는 곳이었습니다. 생의 마지막에 종교가 하는 일이 있더군요. 원래는 세금으로 정부가 해야할 일이라고 보지만. 아마 종교가 갑자기 없어진다면 이러한 부분부터 빈 자리가 생기겠더군요. 평소 저는 종교에 대해 비판적이었는데 그래도 조금은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셋째로는 생전 무뚝뚝, 무심, 다혈질이던 아버지가 당시 엄마가 가장 의존하는 사람이었고, 신과도 같았다는 겁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버지는 모든 걸 접고, 그 역할을 소화했더랬습니다.
또 떠오르는 한가지로는 의사의 의사결정은 매뉴얼이라는 것입니다. 매뉴얼에 있는대로 해볼 뿐, 생의 마지막 정리같은 철학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무리한 강제연명은 제도적으로 제한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정말로 있을 수 있겠더군요. 겪어보니 당사자, 보호자 등 누구도 바라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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