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이 지식인이던 시대는 갔다. 인터넷 선이 깔리면서 이미 결정된 사항이다. 한국 언론이 몇 군데를 제외하면 특별히 더 고약한 경우를 보지만 그 것도 이제 한 때다. 언론의 네모가 진실의 동그라미를 채우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채우지 않거나 하는 일들은 역사상으로도 이미 많이 기록되어 있다. 언론이 1900년대 지식인들의 밥벌이 수단이 되고 긍정적인 면을 가졌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기성 언론의 시대는 갔다.
언론의 공신력이 주는 이점이 없게 되었다. 그들은 공신력과 사실보도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이미 시민들은 그 내용을 유튜브나 뉴스공장, 커뮤니티 등을 통해 더 먼저 접한다. 먼저 접한 내용이 저녁 밥상의 뉴스나 다음 날의 뉴스로 올라온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사항들은 언론사의 내부 로직을 거쳐 땅에 묻히는 정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언론이 모두 망한다는 말은 아니다. 꽤 괜찮은 언론 기사들도 가끔 있고, 전문분야의 기사들이 소중한 정보를 주는 때도 있다. 또 중요한 상황에서 기성 언론의 포커싱 집중이 아직도 사회에서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 점이 역사나 사회 흐름을 저해하는 방향으로도 작동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그 것을 직관적으로 구분은 하지만 설명할 언어가 없다는 게 문제지만.
얼마전 이재명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서 또 한 번 미래의 모습이 보인다. 이들은 법과 무기를 들고 있는 무참한 내란수괴에는 질문도 잘 못하면서 민주주의의 토대에 있는 이들에게는 서슴없이 발톱을 드러낸다. 그 차가운 어조와 조롱섞인 질문에는 기가 찬다. 아직도 조국 보도 당시의 기자들 표정은 잊을 수 없는 호러 영화같은 장면으로 남아있다. 김치찌개랑 계란말이 먹을 때는 대학생들 같드만?
지금 인터넷과 유튜브에 익숙한 세대들은 정보를 습득하는 데에 이 정보가 확정적인 사실인지 아직은 입증이 필요한 정보인지를 유형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는데 이들은 애초에 그러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죽어라 곡해하고자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언론 주체들도 뉴스에 대해 의혹 단계인지, 검증된 사실인지 등의 유형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다.
이는 언론들의 견제덕분이라고 본다. 시민들의 언론에 대한 실망과 불신, 기성 언론들의 새로운 매체를 인정하지 않는 텃세 의식과 견제가 새로운 정보제공 주체들이 신뢰있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유튜브도 이러한 관계가 깨지고 기득권이 되면 기존의 언론들처럼 될지도 모른다. 음모론을 펼치는 극우유튜브같은 것들이 그 미래를 보여준다.
기성 언론과의 어떤 평형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튜브, 인터넷 매체들은 간소한 보도 시스템의 이점과 더불어 뉴스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해야만 한다는 건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기계적인 중립 보도는 악이다. 그들의 논조는 강약약강에 맞춰져 있다. 편들고 싶은 세력의 문제가 나오면 기계적인 중립 보도를 내세우고, 그들이 보기에 약해보이는 세력의 문제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칼을 들이댄다. 이 것을 수치화할 도구나 누구나 납득하도록 설명할 도구가 없음을 이용해 지금까지는 해먹었지만 이제는 시민들도 직관적으로 다 알고 있고, 세월이 쌓여 수치화도 가능하다.
그들의 논조는 매우 배알이 꼴리는 경우가 많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의 강약약강이 위의 유튜브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주세력에게도 도움으로 작용한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고맙다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의 견제가 민주세력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해 큰 실수를 막아주고 긴장이 풀리지 않도록 한다. 반대로 그들이 편들고 싶어하는 세력은 재밌게도 따뜻한 온실에서 살게 되어서 실수를 연발하게 된다. 그게 나중에 크게 터지는 일의 반복이다. 그들은 언론덕분에 실수를 인식조차 못할 지경이다.
언론도 살아남으려면 변화해야 한다. 일단 김어준을 인정하고 그에게 배워야 한다. 그럴까? 그러지 못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