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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시점을 뒤집어 보면 시스템이 보인다. 본문
개인의 시점을 뒤집어 보면 시스템이 보인다.
어떤 사람이 로또에 당첨되었다면 당첨금은 로또를 샀지만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조달된다. 로또 당첨자는 운에 의해 대박을 치지만 주최측은 언제나 돈을 번다. 로또의 당첨자는 번호를 꿈에서 점지받았다거나 운으로 혹은 자신의 능력(?)으로 당첨 번호를 찍었겠지만 주최측의 입장에서 당첨자가 매회차 나온다는 것은 이미 대비하고 있는 비용의 발생이다. 주최측은 누군지 모를 당첨자에게 줘야할 당첨금을 매출원가로 하고 남은 이익을 취한다.
사회의 시험제도나 취업도 비슷하다. 시험제도에 합격한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능력이 출중해서 잘 되었다고 여긴다. 물론 그것도 일정정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시험제도는 사회에 의해 만들어져 있다. 시험제도에서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시험제도는 커녕 국가의 시스템이 없다면 그는 조달될 수 없다. 또 시험제도는 아직까지 더 나은 방법이 없어서 하고 있을 뿐이지, 사회의 인재를 영입하는데 있어 완벽한 체가 아니라는 것을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적어도 불합격자들은 안다.
어떤 사람이 정말 잘났어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고도화된 현대 사회는 여러 기능과 상품들이 복잡한 분업화와 그 바닥의 경쟁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집에서 밥을 먹으려해도 혼자서만 준비한다면 농사짓는 데부터 가정의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꽤나 많은 과정들을 필요로 한다. 낭패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면 사회는 존재의 가치를 잃어버린다. 개인은 이러한 사회 각 분야의 체에 이리저리 걸리고 빠져나가고 하다 포지션을 획득한다. 직업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는 당신이 꼭 그 자리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당신을 거기에 둔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체에 걸려 남은 것은 그 시점에서 당신이었을 뿐이다. 사회가 꼭 당신 자신만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게 아니라 주어진 조건에서 그 자리에 필요한 합당한 교육을 받았다고 증명되는 사람들 중에서 마이너스하다보니 당신이 어쩌다 얻어걸렸을 뿐이다. 꼭 당신만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이유는 없다. 당신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면 사회가 꼭 나만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착각된다.
사회도 사회의 체가 불완전하다는 걸 알고 있다. 체도 새로운 도구로 말미암아 더 적합한 시스템을 찾거나 한다면 그 바닥의 경쟁을 통해 업데이트된다. 역사는 어쩌면 이 체를 정교화해서 경쟁 우위를 가진 집단이 이겨왔던 기록이다. 이러한 걸러내기 시스템은 새로운 도구의 등장에 의해 새롭게 구성된다. 집단 간 그 낙차로 인해 어떤 집단은 이기고 어떤 집단은 사라진다. 여기에는 도구의 출현으로 파생되는 여러 단계의 낙차 확보 경쟁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도구와 도구의 맞는 편제 등 뒤이어 딸려나오는 변화가 있다.
효율을 취한 집단이 영원히 이기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기세좋게 승리를 쌓아가지만 지는 상대방도 이기는 집단을 복제하기 때문이다. 또 승리에 취한 집단은 이 때 성공한 방법에만 집착하게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실인식 능력이 점차 떨어져 오히려 바보가 되어버리는 일은 흔하다. 후발주자가 따라잡으면서 새로운 도구, 기술에 의한 변화는 표준화되고 다시 상대적으로 정적인 구체제가 되어버린다. 주가가 다시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 되는 것이다.
당신은 현재 어떤 자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꼭 명심해야 한다. 현재 당신의 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반대로 말해 세상이 당신에게 에너지를 최대효율로 주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또 반대로 당신의 자리가 맘에 들고 자신의 능력으로만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면, 그래서 거기에 눌러앉아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의 능력대로 세상을 재단하려 한다면 세상은 다시 반대로 당신을 구시대의 산물로 만들고 변화의 시기에 당신을 제물로 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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